겨울이 시작될 무렵 저 아랫녘에 눈이 오면 덕유산에 가자고 H와 약속을 했었다. 그리고 겨울의 시작.. 그렇게나 많이 내리던 눈이 올해는 인색하네. 그러다 드뎌 눈이 내렸다. 아니 지금도 내린다는 소식을 접했다. 바로 약속을 잡았다. 덕유산아래 도착하니 날씨가 곰탕이다. 괜찮아, 괜찮아. 상고대만 볼 수 있으면 곰탕인 날씨도 용서가 된다.^^ 산행전 H가 만들어 온 굴라쉬로 허기를 채웠다. 아주 맛이 좋아 양이 많은데도 주는대로 다 먹었다. 나이가 드니, 느는 몸무게만큼 식탐도 늘어 걱정이다. 몸도 마음도 점점 비워야 하는 나이이건만… 산행은 무슨, 우리체력에 맞춰 가야해~. 설천봉까지 곤도라를 이용하니 저질체력의 두 여인네에겐 가성비 좋은 산행이다. 설천봉에 오르니 땅아래와는 다른풍경이 눈을 매혹한다...
갑작스레 가게 된 덕유산. 산행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도 민망한 산행. 12월 15일까지는 통제되는 구간이 있어서 중봉까지도 못 가고 대피소에서 원점 회귀한, 그것도 곤돌라를 타고서. 어쩜, 그저 멋지단 말밖에…. 산 아래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풍경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행복한 표정들이다. 덕유산의 넉넉한 표정에 마냥 신이 난 마으미..^^ 설천봉을 뒤로하고 향적봉을 향하는 길은, 다소 가파른 계단이 있어도 그저 즐겁다. 만끽하자, 이 시간을.. 상고대의 진풍경은 마치 천상으로 가는 길목 같았다. 뭐, 천상이 어찌 생겼는지 모르지마는.^^ 향적봉에 오르니 탁 트인 조망에 눈이 시원하다. 굽이굽이 펼쳐진 산자락이 역동적으로 다가온다. 힘찬 산그리메에 취한 시간이다. 말이 필요 없다. 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