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에 다녀와서..

ㅇ장 소 : 관악산(629.1m)
ㅇ일 자 : 2002.5.19(일)
ㅇ소 재 : 서울 관악, 경기 시흥, 과천, 안양
ㅇ날 씨 : 맑음
ㅇ인 원 : 6명
ㅇ코스 구간별 시간 : 구세군학교 뒷길-351봉-426봉-631봉-연주암-연주대-시흥향교 (총 5시간소요-식사포함)

 

산은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하던 저였습니다.

한번의 산행은...

며칠의 후유증을 동반하기에..

오늘도 참 겁냈습니다.

 

- 가기 싫은데..

- 내 친구들은 부부동반해서 온단말야~

- 가기 싫단말야...혼자 가~

- 내가 홀아비야?...혼자가게..

 

오늘 새벽부터 내내 실갱이를 하다..

이른 첫예배를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도...많이 망설였습니다.

나때문에...다른이들에게 불편을 주면 어쩌나...

어째 저리도 힘들어할까...생각함 어쩌나...

 

참 오랫만의 산행이었습니다.

과천주차장에서 일행들과 합류하고..

구세군학교 뒷편쪽으로 관악산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능선을 타고 오르는 길엔..

늦은 철쭉이 곱게 미소를 짓고 반겼습니다.

이름 모를 새의 맑은 소리가 청량하게 울려 퍼졌습니다.

양쪽엔 키작은 소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줘서

그나마 햇살때문에 버거움은 덜했습니다.

 

이마에서 조금씩 땀이 맺힐무렵..

나무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 옵니다.

신랑 친구 부인이 오이 하나를 건내옵니다.

아삭하니...

입안에 퍼지는 오이향이목마름을 함께 삼켜버립니다.

 

그렇게 천천히 산을 올랐습니다.(저때문에...ㅜ.ㅜ)

거북바위를 거쳐, 흔들바위...그리고 연주암까지^^

 

제가 그동안 보아온 절은..

적막함에 경이로움이 들 정도 였는데..

연주암 경내엔 많은 사람과, 연등으로 복잡했습니다.

 

계곡을 타고 내려오는 길엔..

어지럽고 다리가 후들거려 몇번을 쉬어야했습니다.

 

남실남실 물로 가득해야할 계곡은

바위들만 품은 채 거의 알몸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졸졸 흐르는 계곡물에 성급하게 발을 담가보았습니다.

뼈속까지 아려오는 시려움에,

따뜻하게 데워진 바위가 얼마나 고마운지...후후

그렇게 오랫만의 산행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한번 오르면, 이리도 기분 좋은걸 알면서도..

이렇게 힘들게 산에 오르기에..

선뜻 따라나서길 주저합니다.

 

좀 더...연습(?)을 하면...

그땐 힘찬 발걸음이 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