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을 다녀와서..

 

ㅇ장 소 : 북한산(836.5m)
ㅇ일 자 : 2003.9.28(일)
ㅇ소 재 : 서울시, 경기도 의정부시, 고양시, 양주군
ㅇ날 씨 : 맑음
ㅇ인 원 : 19명
ㅇ코스 구간별 시간 : 독바위역-쪽도리봉-향로봉-비봉-사모바위-구기동

북한산(836.5m).

지난 3월..어설픈 만남이 있었기에..
이번엔, 한결 친근한 마음으로 산행일을 손꼽았습니다.

새벽부터 부지런을 떨었었는데..
가는 도중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처음 참석하는데 혼자가기 서먹하니 같이 가 달라고..

그녀를 기다리려면 족히 40분이 훌쩍 넘어 지각을 할텐데..어쩌나..ㅜㅜ

대장님께 이런 사정을 얘기했더니 같이 오란다.

독바위역에 나오니..
우리(나와 도브)를 웃는얼굴로 맞이해주는 회원들께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다시한번..넘넘 감사합니다.
어쨋거나 지각생인터라..산행이라도 민폐를 끼치면 안되겠다는 생각뿐이더군요.

그러나 마음뿐..첫발부터 무겁습니다.

가파른 산행이 시작되었습니다.

헉헉..
날씨가 너무 좋은터라..등은 벌써 땀이 베이기 시작하고..
수건으로 연신 콧잔등을 찍어가기 바빴습니다.
선두에 선 님들은 벌써 꼬리를 감추고..어중간하게 혼자 떨어졌습니다.

이잉~
산행에서 혼자 오르는건 너무 힘들더군요.
울 님들과 같이 오르기 위해 열심히..
정말이지 열심히 발걸음을 떼었놓았습니다.
얼마쯤 오르다 보니..휴식을 위해 울님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보이네요.

아아..땀흘린 뒤의 잠시 휴식은 그야말도 꿀맛이었습니다.
어느님이 주셨나요?
사각대는 오이의 향이 입안의 갈증을 몰아내었습니다.
달콤한 쵸콜릿으로 체력도 보충하고..^^*

그제서야 아름다운 자연이 눈에 들어오네요..헤헤
눈에 익은 산 길이어서 일까요?
발걸음이 한결 가벼운 느낌이더군요.
전처럼 바위에서 엉금대지도 않고..사쁜사쁜..
우리의 정상(사모바위)를 위해 갔습니다.
우뚝솟은 족두리봉앞에서..나도 바위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게 들었지만..
마음뿐, 몸이 안따러 줄 것이 뻔하기에..아쉬움을 접고, 우회하여 갔습니다.

아아..나중에 들어보니,
인영언니와 도브는 족두리봉을 넘어 왔다 하더군요.
에고~ 부러워 죽는줄 알았습니다.
나도 담엔 인영언니곁에 딱~붙어야겠다고 결심을..히~

삐오삐오..
오늘도 또 구조헬기가 떴네요.
발걸음을 멈추고..저 멀리 구조대원들이 움직임을 보며..
다시한번 안전산행을 기원했습니다.

키작은 소나무숲 길가에..간혹 보이는 자줏빛의 가녀린 코스모스와..
연보랏빛 들국화가 활짝 웃고 있네요.
모습이 가을 하늘과 썩~잘 어울리더군요.
들국화를 머리에 꽂고 활짝웃는 친구의 모습은 꽃보다 아름다웠습니다.

부지런히 오르다보니..너른 헬기장이 있는 사모바위가 우뚝~서 있네요.
따가운 가을 햇살을 피해..작은 소나무밑의 그늘로 옹기종기 앉아서
꽁꽁 얼려온 맥주를 한모금씩 돌려마셨습니다.
아아~갈증이 쏘~옥 가시네요.
술도 못하면서..자꾸만 서걱대는 맥주를 탐했습니다.

끝에 쳐진 님들의 도착은 오리무중인데..
뱃속에선 꼬르륵 아우성입니다.
이미 풀어놓은 점심은, 기다림의 우리맘을 자꾸만 꼬득입니다.
미안한 마음을 접어두고..우리 모두(14명)는 점심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갖가지 술과 밥..과일등..
풍성한 먹거리는..보기만 하여도 배가 불러오네요^^;
얼마쯤 시간이 지났을까..지친기색이 역력한 님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네요.

먼저 온 우리를 향해 서운함을 비치는 그 모습에..얼마나 미안하던지..
친구(도브)에게 같이 가자고 해 놓고..
나혼자 줄행랑은 쳤으니 얼마나 야속했을까..
인영언니, 요한아..정말 수고 많았어요. 모든님을 대신해 다시한번 감사드려요.
그래도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한 우리님들..모두 수고 많았어요.

그렇게 점심을 먹고...
산과 메아리 깃발을 펼쳐들고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마도..멋뜨리지게 펼쳐진 북한산의 배경보다도..
땀흘린 우리님들의 모습이 더 멋이 있을거라 생각해요.

승가봉을 돌아 가자는 몇몇분들의 제안이 있었지만,
시간상..그냥 승가사가 있는 구기동쪽으로 하산하기로 하고..
부지런히 발을 옮겼습니다.
돌 계단으로 이루어진 하산길은 지루했습니다.

졸졸졸..
지루함을 느낄무렵, 계곡 바위틈에 맑은물이 흐르네요.
송사린지..이름모를 민물고기가 한가롭게 노닐고..
하산길은 아직도 멀었는데..우린 벌써 신발을 벗고 있었습니다..
물속에 발을 담그기위해~

첨벙..
날씨는 더운데도..물속의 발은 시리네요^^
장난스레 물사래도 뿌리고..그렇게 잠시 좋은시간을 가졌습니다.

구기동 매표소를 막 빠져나와..
막걸리와 파전으로 간단한 산행후의 모임을 갖고..
9월산행에 수고한 서로를 치하했습니다.

10월산행은..테마여행이 될 거라는 대장님의 말씀에..
벌써부터 그 날이 기다려집니다.
어제 산행을 위해 이끌어주신 대장(와이즈맨님)과..
뒷치닥거리에 애쓰신 님(인영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울 님들~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어제의 산행으로 매우 행복한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