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왕산] 애석한, 맛보기 산행.

ㅇ장 소 : 주왕산 (721m)
ㅇ일 자 : 2012. 7. 26
ㅇ소 재 : 경북 청송군 부동면
ㅇ날 씨 : 햇볕 쨍쨍
ㅇ코스 구간별 시간 : 대전사-주왕암-주왕굴-주왕암-학소대-제1폭포-제2폭포-제3폭포-원점회귀(대략 7Km 정도) 

 

 

 

칠보산 휴양림에서 쉬다 오려 어렵사리 예약을 마치고
입실하기 전에 주산지와 주왕산을 둘러보고자 밤길을 나섰다.
그리곤 새벽 주산지에 도착, 사진 몇 장을 찍고는
 주산지에서 실망한 마음을 산으로 달래자 싶어 주왕산으로 차를 돌렸다.
하도 오랜만에 가보는지라 주왕산 입구도 참으로 낯설다.
이쪽 동네도 평일이라 그런가 주차장이 휑하다.

산행준비를 하는데, 신랑이 배낭에 달랑 얼음물만 두 병 챙겨 넣는다.

- 간식거리는 왜 안 챙겨?
- 올라가다 아침 먹고 갈 텐데, 뭐 간식을 먹겠어?
- 그래, 그럼..

(미심쩍은 이 기분은 뭐지? ㅡ.ㅡ;)

그리고 주차장을 출발, 가벼운 발걸음으로 주왕산 쪽을 향했다.
주왕산 입구까지 즐비하게 서 있는 음식점들을 보며 어느 집에서 먹을까? 고민하는데..
잉? 두어 집 지나도록 문을 아직 열지 않았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안감..
그래도 설마~ 저렇게 많은 집 중 하나는 열었겠지 싶었는데,
아, 누가 알았을까? 쫄쫄 굶게 될 줄을….

그랬다.
너무 이른 시간인 탓에 아직 영업하는 집이 없었던 것이다.
가게에서 먹을 것이라도 사려 했지만,
가게도 포장을 아직 걷지 않는 걸 보니 물 건너 갔지 싶다.

주차장까지 다시 다녀올까?  설마~ 를 반복하다 대전사까지 그냥 가고 말았다.
에휴, 진즉 되돌아 다녀올 걸, 하는 생각에 벌써 의욕이 뚝 떨어진다.
하긴 전날 여행준비로 들떠서 저녁도 대충 먹었는데
연이어 두 끼를 건너 띄니 아무리 먹는 것에 취미가 없다 해도 완전 의욕상실이다. ㅠㅠ
 

 

빨리 산행 마치고 맛나게 먹자는 생각으로 위로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이른 시간임에도 몇몇 산객이 눈에 띈다.
참 부지런도 해라.

(덩달아 나도 부지런한 사람이 됐다.^^;)

입구에 들어가려 하니 입장권을 끊으란다.
국립공원 입장권 폐지된 지가 언젠데 뭐지? 하면서
안내소에 가니
국립공원인 주왕산 입장료를 무료이고,
대전사 문화재 관람을 위한 관람권이라나?



참나~. 엎어치나 매치나 매한가지 아냐?
그냥, 입장료 받는 것으로 하지.
대전사 뜰은 밟지도 않을거구만…. ㅡ.ㅡ;

아무튼, 입장권을 발급해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산길이 아주 잘 정비되어 있다.
예전에도 이랬나? 아주 오래전에 왔던 기억을 더듬는데, 영 새롭다.

 

    

 

 

들머리를 출발한 지 20여 분 지났을까?  제1폭포 가는 길과 주왕굴의 갈림길이다.
이왕 온 거 샅샅이 보자 싶어 주왕굴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자하교를 건너 몇 분 오르막 길을 오르니 작은 암자가 보인다.
통일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지었다는 주왕암이란다.
오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나타난 움푹 팬 입구를 들어서자 단아하고 작은 암자의 모습이….

 

 

 

  

 

 

 

 

 

주왕암 뜰에 있는 꽃들 사진 몇 장 찍고는 암자 뒤쪽으로 난 이정표를 따라갔다.
좁은 철계단이 나오고, 구불구불 오르니
옛날 중국 진나라 주왕이 살았다는 전설의 주왕굴을 마주하게 된다.
주왕굴 옆 바위절벽에선 가느다랗게 물이 내려와서 그런가
잠시 더위를 잊을 수 있었다.

 

    

 

 

 

    

 

 

 주왕암으로 되돌아 나오니 제1폭포 쪽으로 바로 가는 산길이 있어 좁은 산길을 택해 갔는데
조금 지나자 전망대 있어 올라가니, 주왕산의 멋진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아, 참말로 웅장하다.

 

 

    

 

 

    

 

전망대에서 연화봉을 비롯한 웅장한 기암괴석들에 취해
인증샷도 잊을 뻔했다.
부랴부랴 몇 장 찍고, 나도 냉큼 팬스 위에 올라앉아 한 장 찰칵!

 

    

 

 

 

     

 

그리고 학소대를 지나 조금 더 가니 거친 물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니 제1폭포가 가까운가 보다.
잘 정비된 길 사이로 살짝 그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들어가지 못하게 나무담장을 둘러놔서 눈으로만 감상하며
부지런히 다음 폭포를 향해 산길을 오른다.

 

    

 

 

    

 

<산행하면서 만난...>

나무와 풀, 벌레등등...해찰하는 시간이 산행의 작은 즐거움이다.
그 즐거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신랑은 자꾸 재촉한다.
배고프다고....
빨리 산행 마치고 내려가 밥 먹자고...

치, 누가 물만 가져왔는데? 흥!
 

 

     

 

하긴, 날이 너무 더운데 물은 눈으로만 보자니
더 덥게 느껴진다.

그렇게 허기랑 더위와 씨름 하다 보니 제2폭포다.
산객들의 작품인가? 폭포 주변엔 작은 돌을 쌓아놓은 것이 수십 개다.
돌무더기가 밋밋한 물가에 또 하나의 운치를 더한다.

다행히도 제2폭포는 들어가서 잠시 쉼을 해도 좋은가 보다.
물만 세 통이나 들어있는 배낭을 내려놓고 물에 발을 담그니
와우~ 이곳이 천국일세.

 

 

 

 

잠시 쉬며 더위를 식히고 제3폭포를 향했다.
다른 폭포보다 더 웅장한 모습이다.

그 모습을 보다 딸애 병원 진료 간다던 말이 생각났다.
참나, 엄마 맞아? 이제야 생각이 나다니..
부랴부랴 손전화 전원을 켜서 전화 하니
힘없는 딸애 목소리.

동네 외과에 갔더니 큰 병원 가라 해서
할머니

(친정어머니)

랑 종합병원에 와서 기다리는 중이라고..
자세히 물어보니 수술 후 입원을 해야 한단다.
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병원 키운 셈이다.

휴가고 뭐고 바로 올라가겠다 하니
할머니 계시다고 괜찮다고, 지내다 오란다.

- 어휴~ 미련 곰딴지. 바로 올라갈게.

아무튼, 몇 년 만에 와 본 주왕산은 그렇게 맛보기로 끝내야 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시 주왕산을 찾게 되면
계곡이 멋지다는 절골까지 다 섭렵해 봐야지.^^

꽁다리)
하산하는데 관광객으로 보이는 할머니 한 분이 옥수수를 먹으라 주신다.
내 모습이 너무 허기져 보였나? ㅎㅎ
암튼, 하산 완료 시까지 허기를 달래며 아껴 아껴 먹었다. ^^*

   

<까치수영>                                                              <바위채송화>

 

  

<며느리밥풀꽃>                                                        <?>

 

  

<노루오줌>                                                                 <?>

 

  

<잠자리>                                                    <개구리를 잡아먹는 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