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을 다녀와서..

 

 

  돌 탑..

  한사람, 
  한사람의 소망을 담아..


  우뚝 서 있는 돌 탑.

  물끄러미 바라보다..
  그 옆에 나즈막한 돌탑을 쌓아본다.
  생전 처음으로..

  그런데.. 
  비오고, 
  바람불어..



  나의 돌탑..쓰러지면 어쩌지?
  내 소망을 잔뜩~담았는데..
  

ㅇ장 소 : 관악산(629.1m)
ㅇ일 자 : 2003.12.25((목)
ㅇ소 재 : 서울 관악, 경기 시흥, 과천, 안양
ㅇ날 씨 : 바람이 약간 불지만, 맑음
ㅇ코스 구간별 시간 : 남현동-연주대-연주암-제4야영장-제1광장-서울대주차장(3시간30분 소요)

관악산(629.1m)

산행을 하기로 결정하고..
성탄예배를 마치자마자 사당역으로 향했다.
예배시간이 늦게 끝났기에..
난,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산행준비를 했다.

그런데 이쪽 코스는 처음이라..관악산 초입을 찾지못했다.
한참을 헤메다보니 시간은 30분이 홀딱 지나가고 있었다.
괜시리 이쪽길을 택했나..하는 마음이 들기도~
오늘따라 산행복장 하신 분들도 눈에 안띈다..
흐미~그렇게 처음부터 심드렁해진 마음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그러나..매표소를 지나 관음암 뒷길로 오르면서..
서서히 관악산에 매료되었다.

아직도 낙엽이 쌓여있는 것이..꼭 가을산을 밟는 기분이었다.

20여분 오르자 약수터가 나왔다.
물 한모금으로 갈증을 달래고..겉옷을 벗어 배낭에 넣었다.

한결 가쁜하다.
갑자기 사람이 많아진 느낌이다.
부지런히 그네들의 뒤를 따라 바위투성의 길을 걸었다.

연주대로 가는 길 곳곳에..웬 산행로가 그리도 많은지..
가다 되돌아 오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서서히 암능지대로 접어들었다.
북서풍의 차가운 바람이 뺨을 훑어도..시원함을 느낄뿐..그리 추운줄 몰랐다.
그런데..점점 오를수록..북서풍 바람의 차디찬 위력이 나타났다.

-으휴~ 코시려..^^*
얼마쯤 올랐을까?
넓은 바위한 켠에서 식혜와 간단한 먹거리를 팔고 있었다.

먹고픈 생각은 굴뚝같은데(아침을 걸렀기에)..
혼자였기에..사과반쪽을 아삭거림으로 대신할 수밖에..
아마..그곳이 마당바위였나보다.
그곳을 지나면서 부터는..아기자기한 암릉이 나의 발길을 재촉했다.
 
혼자라는 홀가분함이..날 참, 자유롭게 했다.
아아..제법 가파른 바위가 우뚝 서 있다.
그 위를 행렬하듯..울긋불긋한 사람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사쁜사쁜..오르기도 하다.
밧줄이 드리워진 곳에서는 엉금엉금..
바위위에 눈이 덮인채 얼은곳에서..앞선 아주머니 한분의 지체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한없는 기다림이 되었다.

그래도 기분 좋은 기다림이었다.
그렇게 아주 신나하면서 연주대에 올랐다.

아아..북서쪽의 서울모습이 온전히 눈에 들어왔다.
약간의 안개때문에..그리 멋진 모습은 아닐지라도..
세찬 바람에 콧잔등을 찡그리며 훌쩍거릴지라도..
관악산 꼭대기에서 맞는 바람은 내기분을 한층 돋워주고 있었다.

기념촬영하는 사람도 눈에띄고..
가지고 온 음식을 나누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그제서야..꼬르륵~ 아우성을 친다.
따끈한 커피한 잔과..찹쌀떡 한조각..그리고 사과 반쪽으로 점심을 대신했다.
그리곤..프린터해온 지도를 펼쳐봤다.
음..연주암쪽에서도 내려가는 길이 있네~
무조건 연주암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아아..그런데..저길은?
에 과천에서 올라오던 능선길인것 같았다.얼마쯤 가다 되돌아 왔다.

-저~..말씀 좀 여쭐께요..ㅠㅠ
에효..낯선이에게 말붙이는것 만큼 싫은게 또 있을까?
그러나 어쩌겠는가..지도를 보고도 알 수가 없으니..쩝~
제4야영장으로 방향을 잡고..서둘어 하산길로 접어들었다.
나랑 어슷하게 비껴 오르는 님들의 이마엔 송글송글 땀이 맺혔는데..

바람을 안고 내려가는 길이라 그런지..썰렁~
다시 겉옷을 꺼내입고..산행내내 동무해준 음악소리를 좀 더 크게하고..
흥얼대며 내려가는 길은..더없이 포근한 느낌이었다.

아마도..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것때문이었나보다.
연주샘을 지나고..좀 더 걷자..
외롭게..
덩그러니 돌탑하나가 우뚝 서 있다.

어쩌다 돌탑을 쌓는 사람들을 볼때면..허튼짓(?)이라 생각했었는데..
덩그러니 혼자 있는 돌탑을 보곤..난, 그 옆에 나즈막한 돌탑을 쌓아가고 있었다.

하나 하나를 올릴때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안녕을 빌었다.
아아..이런 마음으로 돌탑을 쌓는구나..^^*
사진으로 흔적을 남기고..다시 하산길을 서둘렀다.

혼자한 산행이었기에..

관악산의 모습을 온전히 카메라에 담으며..
여유도 한껏~ 부리며..생각보다 덜 힘들게..
또 생각보다 무지 재미있게..그렇게 4시간의 산행을 마무리 지었다.
다음에 관악산에 오를땐..
오늘 가다 되돌아온 팔봉능선을 밟고싶다.
진달래와 철죽이 올망졸망 길가를 차지할 때..다시 찾아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