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모도]자락을 밟고..

 

ㅇ장 소 : 해명산(327m),낙가산(245m),상봉산(316m)-석모도
ㅇ일 자 : 2004.1.6(화)
ㅇ소 재 : 인천광역시 강화군 석모도
ㅇ날 씨 : 안개, 포근함
ㅇ코스 구간별 시간 : 진득이고개-해명산-낙가산-상봉산 능선 종주

내가 속해있는 산악회의 1월 정기 산행은..
대관령 선자령이라는 말에..한달전부터 들떠 있었다.

그런데..눈이 거의 오지 않은 관계로..산행지가 바뀌었다..
계룡산으로.일단..휴가를 받아놓긴 했는데..계룡산은 날 매료시키기에는 별루였다.

어쩔까..어쩔까..같이 가기로 한 친구(언니들)도 망설임을 보인다.
그래..이번엔 개인산행을 하는거야~
물밑작업을 통해..강화 <석모도>로 가기로 했다.
거긴..꼭 산행을 안 하더라도..가보고 싶은 곳이었으니까

제방도로를 따라 가는 길이 흥겨웠다.
뿌연 안개때문에 강변의 즐거움은 못 느꼈을지라도..
자연을 벗한다는 것만으로도 흥얼흥얼~

길을 잘 못 들어서..애기봉을 돌아돌아..강화에 다다랐다.
차를 이끌고..배를 탔다.
새우깡에 길들여진 갈매기를 보며..
나도, 저렇게 세상에 길들여지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에 잠시 착찹했다.
내가 세상을 길들여야 하는데..하는 욕심에..후훗~

석모도에 다다르자..산행할것 부터 점검했다.
석모도에 자리한 봉우리들(해명산327m,낙가산245m,상봉산316m)을 오르기로 하고..
해명초등학교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10여분 갔을까? 해명산의 등산로 진입표시가 있다.
주차장이라하긴 협소한 ..공터에 주차를 해 놓고 시계를 보니 11시반이 거의 다 됐다.

첨부터 가파름에 에고~ 힘들당.
그러나 오르고 또 오르고..야트막해 보였는데..
해면수위와 비슷하게 시작해서 그런지 처음은 힘들었다.

그리고는 어느정도 오르자 눈에 멀리 안개에 쌓인 바다가 들어온다.
에휴~ 날씨만 맑았음 그만이련만~

인기척 없는 능선을 오르다 보니..웬 사람들이 보인다.
무거운 카메라를 보니..전문 카메라꾼인가보다.
기자인듯한 아가씨와..두 사람은 어느봉우리가 해명산이냐 묻는다

.-저~~기 멀리 보이는거요.
-허걱~..언제 해명산까지 가냐..-.-
아마도 석모도 취재를 하나부다.

그 사람들을 뒤로 하고 산등성을 오르기를 재촉했다.
아아..상봉산 봉우리가 아득하기만 하다.
그 사이사이에 있는 몇개의 작은 봉우리들..그걸 다 언제 밟는다냐..-.-
아기자기한 능선은 가을의 느낌이었다.
사람이 그만큼 안 다녔다는 표시일까?

수북수북 쌓인 낙엽이 폭신하게 느껴진다.
간혹있는 바위에 오를때면..시원한 바닷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간식을 먹으며 보니 저 멀리서 지나온 그 곳에서..카메라맨이 이쪽을 향해 카메라를 잡는듯하다.

-휴식을 취하는 나그네들을 찍나보다~
괜시리 낄낄대며 혼자 좋아라(?)했다.

낙가산쪽에 다다르자..한무리 등산객의 소리가 왁짜지껄 하다.
아마..단체로 보문사쪽으로 올라왔나보다.
이름을 알 수 없는 봉우리의 너른바위에서(낙가산정상이 아닌가 한다))..
떡과 커피로 점심을 대신하고..날 유혹하는 상봉산을 향해 출발했다.

그.런.데..
상봉산엔 입산금지라는 플레카드가 걸려있었다.
으휴~ 가? 말어?
그치만..그냥 여기서 하산하기에는 너무 아쉬웠다.
살곰살곰..겁도 없이 상봉산 능선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갈수록 더 폭신폭신한 등산로..
지금은 흔적만 있는 억새군락지가 눈에 보인다.

-흠..가을에 오면 더 멋지겠는걸~

따듯한 기후탓일까? 때도 모르고, 진달래 봉우리가 수줍게 날 보고 있었다.
그렇게..4시간코스의 산행을 3시간만에 단축시켜 내려왔더니..
이런~어쩌나, 주차해 놓은곳은 정 반대쪽인데..
버스가 하루에 두어번만 다닌단다.

그래..또 걷지 뭐.
산길과는 달리..아스팔트를 걷는 기분은 별루다.

혹여..지나가는 차가 있음 얻어타자고 했다.
꽤 많은 거리를 걷고서야 차를 얻어탈 수가 있었다.
그렇게 주차해 놓은 곳까지 왔다.
나도 담부터..누가 차 태워 달라하면 잘 태워줘야지..하고 다짐하고^^*

석모도를 한바퀴 휘휘돌아 배시간에 마추어 나왔다.
오늘은 참 탁월한 선택을 한 듯 싶었다.

계룡산 대신 선택한 석모도행.
안개에 쌓인 바다때문에..좋은 경치는 못 봤을지라도..
가슴 가득..웬지모를 뿌듯함을 담아왔으니까.
아기자기한 능선이..날 충분히 사로잡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