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그 끝없는 철계단길

 

ㅇ장 소 : 치악산(1,288m)
ㅇ일 자 : 2004.5.23(일)
ㅇ소 재 : 강원도 원주 소초면, 횡성 강림면
ㅇ날 씨 : 맑음
ㅇ인 원 : 33명(산과메아리 정기산행)
ㅇ코스 구간별 시간 :구룡매표소-구룡사-선녀탕-세렴폭포갈림길-사다리병창-치악산정상(비로봉) -계곡길-구룡사
ㅇ산행후기

치악산(1,288m)

기다림..만남
산행신청을 하면서부터..아쉬움이 시작됐다.
우리 일행은 대절버스로 가는데..
난, 예배시간때문에 따로 가야하였기에..

아흐..차를 가져가야하나..
고속버스를 타구 가야하나..
은 망설임이 있었지만..난, 어느새 고속버스를 타고
치악산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낯설은 원주터미널..
그래도 반가운 얼굴들이 마중을 나왔기에
<원주>는 친근감이 들었다.

아아..얼마나 고맙고 반갑던지..
와락~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동안의 안부를 물으며,
우리 일행이 있는 구룡사입구까지 웃음을 달고갔다.

준비
드디어..구룡사매표소.
먼저 도착한 우리일행의 모습이 보였다.
기다림에 지루한 표정들..미안한 마음에 제대로 인사도 못하구..-.-

원주팀이 마련한 도시락을 하나씩 베낭에 넣구..
드.디.어..치악산을 품으러 출발~

산행시작
조별로 출발을 한다.
시간을 보니 11시가 다 되어간다.
난, 마지막조에 편승하여..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울퉁불퉁..
큼직한 돌이박힌 시멘트길이 이어진다.
길 한켠에..어느산악회인지..준비체조가 한창이다.
아~ 그러고보니 늦게 도착한 난, 준비체조도 못했다.
뭐든..기초를 철저히 하는 습관을 들여야하는데..쩝~

시멘트길 옆으로는 계곡물소리가 시원스럽다.
일욜이라 그런지..사람들이 많다.
시멘트길이 지루하다 느낄 때 쯤해서..
세렴폭포길과 시루봉의 갈림길이 나온다.

우리 일행은 우측길로 작은 다리를 건넌다.
건너자 마자, 조장님 왈~
-이제 본격적인 산행이야..

십수년전에 왔다 넘 힘들어 포기한 치악산행이 생각났다.
오늘은..비로봉을 품어야지~하고 다짐도 하고.

끝도없는 계단길
그 유명한 사다리병창길로 코스를 잡은덕에..
원없이 계단을 밟아본 하루였다.
가파른 철계단이 끝도 없이 계속된다.

후미에서 천천히 올라서 그런지 힘듬없이
우리님들과 담소를 나누며 오른다.
첫산행이라 힘들다는 님을 보니 안스러웠다.
산행이 힘들때..따듯한 격려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위력이 있는지를 경험한 난..
조장님을 비롯..다른님들과 함께 가며,
힘내라는 뜻으로 말을 건넨다.
웃음을 나누면서 걷다 쉬다를 반복하며 비로봉을 향해간다.

간혹,
밧줄이 드리워진 바위가 덩그러니 앞을 가로막아도..
우리들의 산을향한 마음은 막지 못하고..
우리 일행은 서로를 의지하며..바위를, 끝없는 철계단을 정복한다.

휴식
잠시 휴식을 취하며..
예쁜님이 가져온 귤의 달콤함과
오이의 상큼함으로 갈증과 체력보충을 하고..
이열치열이라 했던가..난, 따끈한 커피 한 잔에 빠져든다.

다시, 정상을 향해..
다시 길을 걷는다.
잠깐 계단이 끝났는가 싶으면 어김없이 또 이어지는 철계단길.
그래도 선두와 중간그룹은 낙오없이 다 올랐는지..
그림자도 안 보인다.

아아..이쯤해서 난, 어깨아픔을 호소한다.
바보같이..비올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고 챙겨둔 판쵸며, 여벌옷등..
다시 베낭을 챙기지 않은덕에..밥과 물, 커피밖에 없으면서..
어찌나 베낭이 무거운지 어깨를 짓누름에..
끝없는 철계단임에도 다리는 멀쩡한데, 어깨가 너무 아파온다.

어깨의 아픔을 호소할 때쯤..
선두 조장으로 올라갔던 요한이가 되돌아 내려왔다.
조원들을 다 올려놓구..후미를 챙기러 왔다한다.
에구~ 이쁜것!내가 시원찮어 보였는지..베낭을 들어준다 한다.
난, 어깨가 넘 아파서였는지..
미안한 마음보단, 고맙다는 말과 함께 냉큼 벗어주었다.
베낭을 벗으니..훨훨 날것같다.
친구덕에 비로봉을 한 결 수월하게 오를 수 있었다.

비로봉(1,288m)
마지막 철계단을 오르자..
치악산 정상인 비로봉엔 사람들로 바글거렸다.
점심을 드시는 분들..사진을 찍는 분들..
안개때문에..푸른 치악산 줄기는 잘 안보였다.
그래도 얼마나 멋드러진지..
아마도 힘겹게 오른 자만이 느낄 수 있는 멋스러움이 아닌가 싶다.

점심
돌탑사이의 평평한 곳에..
먼저 오른 우리일행들이 점심을 드시고 계셨다.

정상완주를 환영해주는 님들의 모습이 한결 보기좋았다.
얼려온 캔맥주를 한모금(?) 마시며..후미 일행을 기다렸다.
드디어 후미일행의 도착!

-...수고하셨어요^^*

자리를 잡고, 도시락을 꺼내 점심을 먹었다.
근데, 넘 지친탓일까? 밥은 먹는둥 마는둥..

요한이 친구분이 주신 체리쥬스는
피로를 가셔 주는듯 얼마나 맛나던지^^*

과일 한 쪽과 커피로 점심마무리를 하고..
비로봉비옆에서 흔적을 남기기 위해 찰칵~!
칠성탑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고..하산길로 접어든다.

하산
하산은 계곡길을 택했다.
같은길은 지루하고..또 계단길은 더 힘들것 같기에..

계곡을 끼고 있는 길 역시 돌 계단으로 이루어 졌지만..
계곡의 물소리와..
이름모를 야생화로 지루한 지 모르겠다.

가끔, 계곡물에 손도 담그고..
수건을 적셔 땀이 버석대는 얼굴도 닦고..
바위에 앉아 쉬며 담소와 웃음도 건네며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얼마쯤 내려갔을까..졸졸대던 물소리가 힘차다.
폭포가 있던것이다..이름은 알 수 없고..
사진이라도 남기자 하는 맘으로 한장 찰칵!

그리고 보니..우리 일행들이 계곡물에 발을 담그며 쉬고 있었다.
나도 등산화를 벗어내던지고..
물속에 첨벙~아흐..발이 너무 시려왔다.
1분..아니 몇초도 물 속에 있지 못하겠지만..
잠깐의 발담금으로 발의 피로가 싹~가시는 듯 했다.

장난기발동한 님들의 물사레로 옷은 몽땅 젖었지만..
기분만큼은 봄햇살만큼이나 뽀송하니..가벼웠다^^*

그렇게 자연을 만끽하며 내려오다 보니..
우리가 출발했던 세렴폭포 갈림길.
이왕 온 김에..세렴폭포도 보구 가자했건만..
어느 누구 호응이 없다..흐미~

늦게 내려와놓고,
혼자 다녀올 수도 없고..

아쉬운 마음을 내려놓으며,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