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에 오르다

 

 
ㅇ장 소 : 태백산(1,567m)
ㅇ일 자 : 2012.6.6(수)
ㅇ소 재 : 강원 태백시, 경북 봉화군
ㅇ날 씨 : 맑음ㅇ코 스 : 유일사매표소- 갈림길(오른쪽)-유일사쉼터-주목군락지-장군봉-천제단-원점회귀 

 

신년 초에 태백산 갔다가 얼마나 사람이 많던지
올해는 다시 오지 말아야지~ 했는데
태백산에 야생화가 많다는 이야기에 구미가 당겼는데 때마침 태백산 가자는 연락이 왔다.
두말할 것도 없이 냉큼 오케이~!

 

 

다른 때보다 일찍 출발해서 그런가
별로 막힘없이 유일사 매표소에 다다랐다.
산행채비를 하고 서둘러 출발.

태백산은 몇 번 와봤는데, 늘 한겨울의 눈 산행만 해서 그런가
짙푸른 태백산이 낯설기만 하다.

임도를 따라가다 갈림길에서 우측, 오솔길로 방향을 바꾸니
높다란 침엽수가 양옆으로 늘어서며 우리 일행을 반긴다.
그러나 금방 지나지 않아, 낙엽송을 뒤로하고 가파른 산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가팔라서 지그재그로 난 산길을 따라가서 그다지 힘들진 않다.
더구나 나무들이 울창해 햇볕을 차단해 주니, 더없이 좋은 코스다.

 
산을 오르면서도 내 눈은 연신 야생화들에 눈 맞춤을 하느라 걸음을 멈추게 된다.
내가 얘네들을 보러 또 언제 오겠어. ㅎㅎ

틈틈이 사진도 찍으랴~,
꽃들과 눈 맞춤도 하랴,
아는 나무가 보이면 반갑게 아는 체도 하랴
참으로 바쁘다, 바빠! ㅎㅎ

그렇게 20여 분 오르니 사령매표소에서 오는 길과 만나는 능선이다.
맞은편 능선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시원하게 느끼며, 축령산의 그 멋진 바람을 생각했다.
나무들을 춤추게 하던 그 멋진 바람….

     

     

태백산에 참기생꽃 서식지가 있다는 귀띔에 참기생꽃을 찾아보는데
아이고,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내겐 아직 야생화보다 아는 나무들이 더 반갑고, 예쁘다.
햇살에 눈부시게 빛나는 나뭇잎은 그 어떤 꽃들보다 더 예쁘게 보이니 말이다. ^^

야생화 찾아 삼만리가 시작된다.
알바도 하고, 눈에 불도 켜고...^^

     

 

그렇게 산을 오르다 보니 등산로 옆으로 아주 작은(새끼손톱만 한) 별모양(꽃잎은 6장임)의 꽃이 보인다.
아, 참기생꽃이란다.
에구에구~ 저 작은 녀석을 어찌 담는단 말인가?
몇 번 애를 써 보지만 내게는 너무 먼 당신이다. 

사진을 찍다 보니 일행은 벌써 보이지도 않는다.
나 홀로 산행이다. ㅡ.ㅡ;

야생화 찍기를 포기하고 산행에 집중하니 금세 유일사 삼거리에 도착한다.
지난 1월에 왔을 때 무지 정체되었던 그곳..
당시는 정체에 짜증이 났으련만, 지금 되돌아 보니 그것 또한 추억으로 남는다.
이렇게 지난 모든 것은 추억으로 내 삶을 한 조각씩 만들어 나가는 것이겠거니 생각하니
지금 이 순간이 감사할 따름이다.

     

     

나무로 만들어 놓은 계단을 따라 오르다 보니
숲에서 반짝이며 내 눈을 잡아끄는 녀석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큰앵초'
봄에 앵초를 처음 봤기에 매우 반갑다.

앵초보다 키가 커서 큰앵초인가? ㅎㅎ
앵초보다 키만 큰 것이 아니라 잎이 훨씬 더 크다. 그래서 '큰' 字가 붙었나 보다.
꽃말이 '행운의 열쇠'라니 오늘은 분명 행운의 날임에 틀림이 없다.^^*

     

     

     

큰앵초와 눈 맞춤도 하고 감자란도 보고 게으름뱅이 병꽃도 보고,
느지막이 모습을 뽐내는 철쭉의 연분홍에 마음도 빼앗기며 산을 오르다 보니 주목 군락지에 도착했다.
저 멀리 멋지게 펼쳐진 산 그리메와 어우러진 주목의 고목이 산객들의 발을 붙잡는다.

나 또한 그 모습에 반해 사진을 찍고, 또 찍고….^^

     

 

지금은 거의 지고 몇 송이만 피어있는 철쭉 군락지 저 너머 우뚝 태백의 주봉인 장군봉이 우뚝 서 있다.
이곳부터 천제단까지는 평평하니 별로 힘들이지 않고 금방 다다를 수 있는 거리이다.
마음 같아선 한달음에 달려갈 거 같이 빤히 보이는데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에 빠지다 보니 시간적으론 금방은 못되었다. ^^; 

 

천천히 여유 있게 산을 오르긴 오랜만이다.
아마도 자연에 동화되니 여유 있는 산행을 하게 되었나 보다.

하긴 태백산은 천오백미터가 훌쩍 넘는 큰 산임에도
산행 들머리가 850m라 하니 동네 뒷산 오르듯 여유 있게 오를 수 있는 것에 비해
고목과 어우러진 풍경이 멋져서 많은 이들의 인기를 받나 보다.

꼴랑 몇백미터 오르고 태백산에 올랐다 하기엔 염치없지만
정상석 옆에서 얌전히 인증샷을 한 장 찍고 하산길을 서두른다.

그리고 두고두고 자랑하겠지, 태백산에 다녀왔어. 라고….^^

 

  

태백산에서 만난 꽃들..

 

 

 

 

병꽃나무

 

 

두루미꽃

 

 

매발톱나무

 

 

철쭉

 

 

벌깨덩굴

 

 

산앵도나무

 

 

큰애기나리

 

 

산괴불주머니

 

 

감자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