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다냥했던..[관악산]

 

 

꽃샘추위가 남았다지만
역시 봄은 봄이다.
화창한 날씨가 어찌나 좋던지
그냥 집에 있으면 날씨에 대한 예의가 아니렷다.

 

 
그.래.서
훌쩍 관악산을 올랐다.
햇살을 품은 산은 싱싱했다.

 

 

나무도 아직 나목인데
그 느낌은 한겨울의 나목과는 사뭇 다르다.
물기가 전해지는 듯….

 

*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쪽동백나무, 산벚나무, 굴참나무, 팥배나무
(사부님이 알려준 나무 이름을 첨삭)

이왕, 나무 몇 그루 더 보자.
나무 모습 전체로 봤을 땐 알았는데
이렇게 뚝 잘라놓으니
이름을 모르겠네.

굴참나무와 산벚나무만 알겠다.
 

 
좀 쉬어가자.
경치 좋은 곳은 벌써 다 차지했다.
부지런한 새만 벌레를 잡는 게 아니다.
느직느직 올랐더니 쉴 곳 하나 마땅치 않네.

 

 

 시계가 좋아 서울 전역이 다 눈에 들어온다.
잠시 팔 품을 멈추니 그 자리가 명당일세.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하지 않았던가?
떡 한 조각과 사과 한 쪽으로 만찬을 즐기자.

마지막 남은 커피를 아껴 먹으며
저들 속에서 나도 햇살 바라기를 했다.

 

 하산길은 늘 그렇듯이
공대 뒷길을 택한다.
이유는 나와 친한 '목마른 소나무'를 보려고.

그새 많이 컸네..

바위틈에 자리 잡아 힘들었을 텐데도
겨우내 잘 자란 모습이 대견하다.
남은 물을 부어주고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하산길을 재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