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성곽돌기

 

 

    
ㅇ장 소 : 남한산성-성곽돌기    
ㅇ일 자 : 2004.4.18(일)     
ㅇ소 재 : 경기도 성남시    
ㅇ날 씨 : 맑음    
ㅇ인 원 : 혼자    
ㅇ코스,시간 : 
      남문주차장-남문-영춘정-수어장대-서문-연주봉옹성-북문-옥정사지- 
      동장대지-장경사신지옹성- 동문-제3남옹성-남장대지-제2남옹성-

      제1남옹성- 남문(8Km, 3시간 소요)    

남한산성..성곽돌기  

  
새벽부터 서둘러 교회를 다녀와서는..    
괜시리..남는 시간을 아까워했다.     
무얼할까..?     

준비    
주섬주섬..가방을 챙겼다.    
집에서 가까운 성곽을 돌아볼 생각으로 남한산성으로 차를 몰았다.    
휴일이라 그런지..가족단위의 나들이차량이 도로를 채웠다.   
  
굽이굽이..매표소를 향하는 길가에    
늦은 벚꽃이 조금씩 꽃눈을 날리고 있었다.    
스치며 지나는데..참 보기좋다.     
남문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주차장에 자리한 약수터에서 물을 받아 가방에 넣고..     
성곽을 돌아 볼 길을 재촉했다.    

남문    
남문에 이르러 입간판의 지형도를 봤다.    
생각보다..꽤나 길어보인다.    
혼자인 나는 지루하지 않을까..하는 걱정부터 앞선다.  
  
길이 두 갈래길이다.    
하나는 성곽을 따라 걷는길이고..    
다른 하나는 포장도로가 된, 산책로이다.    
난, 성곽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날씨가 무더운 탓일까? 처음부터 오르막길에 땀이 흐른다.   
 
성곽 밖으로 성남시와 서울시의 끝자락이 보인다.    
저 멀리, 우리동네산인 대모산과 구룡산자락이 정겹다.     

수어장대    
한참을 걷다보니, 
수어장대라는 푯말과 웅장한 누각이 보였다.
수어장대는, 남한산의 서쪽 주봉인 일장산 정상(497m) 을 다듬어
세운 건물로 조선 인조2년(1624년)에 남한산성과 함께 만들어진 장대란다.
건물안쪽으로 들어서서 빙 둘러보고..  
화려한 누각아래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목을 축였다.  

서문   
다시 성곽을 따라 길을 떠났다.    
세월의 흐름때문일까?    
여기 저기, 파손된 성곽이 눈에 띄였고..    
가끔은 산뜻하게 단장된 성곽의 모습이 나타났다.    

웬지..깔끔하게 보수된 성곽의 모습이 내맘에 썩~차지가 않았다. 
서문 바깥쪽에는 단체로 놀러온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허공에 퍼졌다.
잠시 꼬마들의 모습을 보며 휴식겸, 카메라에 성곽주변을 담기 바빴다.
허물어질 듯한 성곽위에 노란꽃(이름을 모르겠다)이 
군데군데 자리를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앙징맞은지..나의 모델이 되어 방긋웃었다.     

북문     
북문은, 성곽 북쪽의 해발 365m 지점에 자리하고 있었다. 
조금 걷자, 옥정사지라는 푯말이 눈에띈다.    
옥정사는 승군이 머물렀던 큰 절이라고 기록되어 있고..     
지금은, 작은 샘과 맷돌 한 짝만이 남아 그 흔적을 말해주고 있었다. 
성곽을 따라 조금 걷자..    
수락산의 깔닥고개를 생각나게 하는 가파름이 시작되었다. 

약 100여미터쯤 되려나?    
줄곳 완만한 성곽길만 걸었던터라 그런지..헉헉대며 올라야했다. 

동장대지    
동장대지는 동쪽 내성에서 가장 높은곳(해발 501m)에 자리하고 있다.
평평한 곳에..옛 누각의 모습은 간 곳없고..
몇개의 초서만이 남아있었고    
한켠엔 돌무더기가 수북히 쌓여있었다.    

동쪽에서 가장 높은곳에 자리해..북동쪽이 한눈에 보였지만..
스모그때문인지..뿌옇게 보일뿐이다.     
가파르게 올라온 만큼..내리막 길도 만만치가 않다.    
흙먼지 폴폴나는 길을 조심스레 내려왔다..

아직 완전치 않은 발목이 아파온다.     

장경사신지옹성    
장경사 동쪽에 있는 옹성으로, 
숲에 가려져 옹성의 크기를 가늠하지 못하지만..     
실제로 내려가 보면 꽤 큰 성임을 알 수 있다한다.    
난, 성곽 안쪽에서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만 그 크기를 가늠했다.
성곽을 따라 걷다보니 사찰이 나왔다.    

장경사는 옛모습을 고스란히 지닌, 유일한 사찰이라 한다. 
가족단위의 나들이객들이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나도 나무에 앉아, 가지고 온 참외를 와삭~대며 휴식을 취했다. 

다시 성곽을 따라 올라갔다.    
호젓하고, 폭신한 산길을 걷다보니..
갑자기 차량의 소리가 소란스럽다.    

성곽바깥쪽을 내다보니..동문에서 광지원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그 길가에는 벗꽃이 소담스럽게 그 모습을 흝날리고 있었다.     

동문    
그렇게 자연에 취해 걷다보니..웅장한 동문의 모습이 나타났다.    
깔끔하게 정비된 모습이 웬지 내 마음에는 안 찼다.    
쇠로만든 낮은 담장이 처져 있어서..    
옆으로 내려와서 동문을 바라보니..한결 그 모습이 이뻣다. 
휴일이라 그런지 차량이 분잡스럽게 오고갔다.    
가게의 들마루에 앉아서 커피를 홀짝이고, 
차량을 피해 조심스레 길을 건넜다.     

다시 남문을 향하는 성곽은 오르막길을 만들고..    
숨을 고르며 올라가자 남장대지터가 나타났다.        

남장대지    
1788년 부윤 이태영이 세운 타운루가 있었으나,    
지금은 둥굴게 잘 다듬어진 21개의 주춧돌만 남아서,     
오가는 이들의 쉼터가 되고 있었다.    

남장대지 아래로 펼쳐진 제2남옹성의 모습 끝에는 포혈을 설치하여
수비하도록 하였던 모습이 남아있었다.    
천천히 성곽을 따라 제1남옹성지나 걷다보니..    
처음 출발했던 남문에 다다랐다.     

아쉬움..    
남문위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성남시 시내를 바라보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처음으로 해 본 성곽돌기..    
혼자여서 심심하긴 했지만, 참 좋은 경험이었다.       

다음엔 어느 성곽을 돌아볼까?..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