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에 다녀와서..

 

ㅇ장 소 : 태백산(1,566.7m)

ㅇ일 자 : 2003.1.7(화)

ㅇ소 재 : 강원 태백시, 경북 봉화군

ㅇ날 씨 : 바람 많고, 아주 추움

ㅇ인 원 : 9명(한마음 산악회)

ㅇ코스 구간별 시간 : 유일사매표소-갈림길 오른쪽-유일사-장군봉-천제단-망경사-당골(5시간 소요)

태백산(1,566.7m).

며칠 전 부터 겨울산행에 대한 설레임이 가득했습니다.

산행에 대한 염려..더구나 겨울산행은 처음이기에..

신랑은 얘기도 꺼내기 전에 안된다 하더군요.

(기본체력이 안 되었다나 뭐라나..)

하여간~끈질긴 설득과 약속(조심한다는)을 해놓구

산행에 필요한 준비를 했습니다.

얼마전 어느님이 올려놓으신 '태백산행기'를 보며

얼마나 부러워 했는지..겨울산행에 대한 안전예방과 준비물등을 점검하고..

드디어 모여고앞에 집결하여 출발~

부지런을 떠느라 아침을 안 먹은 탓인지..

아님..산행과 또다른 이유로 잠을 푹~못잔 탓인지..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생전 멀미라는걸 모르고 지냈는데..쩝~

-어떻하냐~

하얗게 변한 내모습에 같이간 일행들의 염려가 쏟아 졌습니다.

(아잉~민폐 끼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그리곤..저보고 B코스를 택하라네요..이룬

참고로..A코스는 4시간 상당의 풀코스고,

B코스는 그 절반돼는 코스로 눈꽃만 즐기는 단순산행이랍니다.

그치만 얼마나 기다려온 산행인데 그럴 순 없지요.

-태백산아~기다려라..내가 간다!

아~그 마음은 온데간데 없이..그야말로 기진맥진하여

출발점인 화방재에 다달았습니다.

차에서 내렸더니 차가운 공기가 뺨을 훑고 지나가네요.

앙~~그런데 어찌된 일입니까?

저 멀리보이는 산등선에 군데군데 하얗긴해도눈꽃이라는게 안 보이네요.

포근한 날씨와 바람에 눈꽃이 다 졌나봅니다..ㅠ.ㅠ

서둘러 겨울산행을 위한 준비를 했습니다.

아이젠과 스패츠를 착용하고, 모자와 장갑으로 중무장을 했습니다.

멀미를 심하게 한 탓인지..

아님, 경사가 심한 탓인지 숨이 몰아쉬며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일행중 친한 00엄마의 도움으로 30분을 오르다보니

적응을 하게 되는지..차츰 안정적인 발걸음이 되더군요.

뽀드득, 뽀드득..

발걸음을 옮길때마다 귀여운 소리가 납니다.

산의 오름에 대한 힘듬도 잊고, 얼굴엔 웃음이 함빡~

2시간쯤 올랐으려나?

커다란 주목나무와..어린 주목나무의 군락지가 보이더군요.

어리주목나무의 안녕을 위해 바람막이를 쳐 놓은 산사랑하는 분들의

마음을 보았습니다.

-이쁘고, 건강하게 자라렴~

드.디.어..

태백산의 정상(1567m)인 장군봉에 드디어 올랐습니다.

무수히 많은 님들이 그때 내가 느낀 감동과..

자신의 대견함..뭐 그런것을 느끼고 가셨겠지요?

능선을 따라 좀 더 걷다보니 천제단에 이르렀습니다.

마침, 어느 단체(?)인지 천제단에서 과일과 떡등을 차려놓고

제를 지내고 있더군요.

능선을 오를때는 못 느꼈던 바람이어찌나 세찬지

사진을 찍기위해 단장을 해야하는데,

아잉~얼른찍고 내려가자~..하는 마음만 들었습니다.

미워보이던 말던..눈만 내 놓은 모습으로 찰칵찰칵~

그리고 발 아래 펼쳐진 끝도 없는 산등성이의 모습에

절로 감탄을 하게 하더군요.

역시...자연은 참 위대하고 아름답게 느꼈습니다.

또한 자연은 인간의 손이 안 미친 상태가 가장 아름답다고도.

발길을 돌려 망경사에 내려와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산에서의 먹는 컵라면과 김밥 한줄.

그렇게 맛난 라면국물은 처음먹나 봅니다...킥킥

김밥을 라면국물에 풍덩 해서 다~~먹었습니다.

점심먹는 동안 손끝의 감각이 없어질 정도로 손이 시리더군요.

이럴때 손난로를 가져왔음 얼마나 좋았겠어..하고 아쉬움을..

(사실..그 전날 손난로를 챙기다 보니 라이터 기름이 없거라구요.

왜 있잖아요..라이터 기름넣어서 불을 붙이면 하루 웬종일 따뜻한거.

울 신랑을 꼬드겨서 편의점에 내보냈었거든요...

것두 밤 12시쯤에그래놓고, 안 가져갔다고 전화로 한 잔소리 들었슴돠..

에구~덜렁이-.-)

걷다보니 갈림길이 나오네요.

따라간 산악회원들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우리 일행은 서둘러 당골쪽을 향해 내려왔습니다.

굽이굽이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길은 올라가는것 보다 더 힘들더군요.

다리가 풀려서 후들거리기도 하여 넘어질 뻔도 했습니다.

어렵게 내려오는 길인데도 모르는 님들의..

<눈썰매-비료포대를 깔고타는 타는 모습에..하하호호~

웃음이 이어졌습니다

내려오는 길은 길어서 그런지

뽀드득 거리는 소리의 즐거움은 언제끝나려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그렇게 염려했던 겨울산행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바람에 눈꽃은 다 져서 아쉬웠지만,

산행내내 내 발을 간지럽힌 눈소리에 즐겁기만 했습니다.

 

꽁다리:그 후유증으로 오늘은 다리가 천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