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을 다녀와서..

 

ㅇ장 소 : 수락산(638m)
ㅇ일 자 : 2003.5.25(일)
ㅇ소 재 : 서울 노원구, 경기 의정부시, 남양주 별내면
ㅇ날 씨 : 비, 흐림
ㅇ인 원 : 9명

ㅇ코 스 : 수락산역-미주아파트-시립양노원-계곡-깔딱고개- 암릉코스- 철모바위- 정상- 철모바위- 540봉- 수락산역

수락산(637m).

서울 근교의 산임에도..나의 홀대(?)를 받아 지금껏 살면서 딱~ 두번째의 만남.
어휴~ 왜 진작 와 보지 못했던가.
비로인해 물을 품은 바위는 날 힘들게 했지만..
날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던 산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수락산을 간다는 공지를 보고..
수락산에 대해 인터넷으로 찾아보니..이렇게 써 있더군요.
대부분 돌산으로 화강암의 암벽이 노출되어 있지만
산세는 그다지 험하지 않다.

아아..전, 정말이지..
'그다지 험하지 않다' 이말을 철썩같이 믿었습니다.
그리곤 자신있게 출사표를 내던지고 산행날만 손꼽아 기다렸죠.

산행 전날부터 내린 비는 산행에 설레임의 나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부슬대며 비가 오던말던, 약속장소로 갔습니다.
비가 온 탓일까요?
아님, 제가 너무 일찍 온 탓일까요?
아는 얼굴이 아무도 없네요.
수락산역에 위치한 만남의 장소에서 심심하려던 찰라..
드디어 반가운 얼굴들이 하나둘 보이는군요.

몇몇..참석한다던 분들의 불참으로
오붓(?)하게 산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은요..오붓은 아니고, 한지붕 두살림..헤헤~참석하신분들은 무슨말인지 아시죠?)

소리없이 뿌리는 빗방울에..거추장스런 우산을 접고 겉옷을 입었습니다.
그리곤..발걸음도 가볍게 룰루랄라~

수락산 계곡을 따라 올라갈때 까지는 이것쯤~이야 하는 자만심..
그.런.데..곧이어 숨이 깔딱 넘어가서 깔딱고개인가?
가파른 계단의 등정길..나도 모르게 헉헉대고..
계단을 오르는 다리는 천근만근..
그치만..나무들 사이로 하늘이 가까이 보이는 것을 보고..
열심히 발을 옮겼습니다.

연신 콧잔등을 수건으로 찍어내며..
빗방울을 시원스레 느끼며 지쳐갈 무렵 깔딱고개의 산마루에 섰습니다.

 

   

 

한숨 돌리며 마시는 물맛이란..
캬~~어느분이 주셨나요?
산마루에서 먹는 아이스바의 맛은 무지 달콤하더군요.^^*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드디어 정상을 향해...
수락산 암릉지대로 접어들었습니다.

에구구...누가 그랬던가?..그다지 험하지 않다고..
잔뜩 물을 먹은 바위는..
가뜩이나 바위를 보며 한숨을 푹푹 내쉬는 내게..
거부의 눈짓을 보내더군요.

온통 바위투성의 등정에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런데도..다리는 후둘후둘..마음은 콩당콩당..
길게 매달린 밧줄를 붙잡고 오르는데도..어찌나 바위가 미끄러운지..
아니, 바위가 미끄럽다기 보다..그 위를 오르는 제 마음이 더 미끄러웠는지...쩝~

-어휴~힘들어..다왔어요?
-이제 다왔어요..이것만 넘으면 돼요.

괜히 왔나 하며 투정하는 제게..우리 님들은 힘을 불어 넣어주셨어요.
앞에서 끌어주고..뒤에서 밀어주고..
저요, 넘 힘들었지만..우리님들 덕분에 무사히 오를 수 있었습니다.

같이 등반해주신 님들..넘넘 감사해요^^*
그렇게 어렵게 수락산정상에 올랐습니다.
간간이 뿌리던 빗방울도 그치고..
정상에서 바라보니..앞으론 도봉산이..그뒤로 북한산이 그림같이 펼쳐져 있고..
그사이 터를 잡고 있는 서울의 모습..
시원한 바람 한 자락이..서울의 모습에 취해있는 내게 말을 거네요.

참~ 장하다고..잘 왔다고..히힛~
옹기종기 모여앉아 먹는..산행후의 점심은 꿀맛이었습니다.
커피 맛 또한 어느 커피숍의 커피보다 더 향긋했구요..
한잔씩 돌린 막걸리..산사람들간의 정이 듬뿍 담긴 사랑의 술이었습니다.

그렇게 만찬을 끝내고..
하산길엔..수락산 계곡을 타고 내려왔습니다.
오를땐 바위 투성이더니..내려가는 길엔, 계단 투성이네요.

그래도 다행이..하산길의 다리 후들거림이 없어서..
룰루랄라~ 하며 사뿐사뿐 내려왔습니다.

내려올수록 짙어지는 아카시아향기가..내마음 가득 퍼지며..날 사로잡네요^^*
그렇게 다 내려와서, 내가 정복한 수락산을 바라보니..
아아..더 어여삐 보이는군요.

수락산아..다시올께~다시 만날땐..더 친해지자!!!

같이 산행에 참석하신 님들..수고 많으셨습니다.
바위산을 오르기 처음이었기에..참 힘들었는데..
우리님들이 함께 하였기에..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 낼수 있었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리며..
산을 사랑하는 마음을 분들과 나누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