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을 다녀와서..

ㅇ장 소 : 북한산(836.5m)
ㅇ일 자 : 2003.3.23(일)
ㅇ소 재 : 서울시, 경기도 의정부시, 고양시, 양주군
ㅇ날 씨 : 맑음
ㅇ인 원 : 15명
ㅇ코스 구간별 시간 : 독바위-향로봉-비봉능선-(사모바위)-승가봉-구기매표소 (4시간 소요)

북한산(836.5m)..
그 아름다움에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그동안..
너무 가까이 있었기에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였나 봅니다.
근 10년만에 북한산을 밟아볼 수 있었으니까요.

쉽게 오를 수 있으리란 나의 말에..
아주 험준한 산이라며 조심하라는 짝꿍의 당부..
설레이며 준비하던 마음은 두려움으로 바뀌었습니다.
(혹여..다른이에게 민폐라도 끼치면 어쩌나 하고..)

하여간,독바위역을 향해 가는 내내 마음은 벌써 산등성을 오르고..^^*
딱~맞춰 갔는데, 벌써 몇몇분이 와 계시네요.
어설픈 인사를 나누고..아직 도착하지 않은 님들을 꼼꼼히 챙기시는
대장님의 정성이 아주 보기 좋았습니다.

예정시간을 훌딱~ 지나서야 준비완료.
드디어 북한산을 향해 출발을 했습니다.

처음부터 가파름이 예사롭지가 않네요..헉헉-.-
마음은 훨훨 날것 같은데..
발이 안떨어지니..우찌된일인지..쩝~

15분정도를 올랐나요?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없으나 전, 한시간쯤 올랐던것 같아요..에구구)
벌써부터 이마에 촉촉히 땀이 베이네요.
다들..어쩜 그리도 잘 오르시던지..
울 일행을 혹여 잃어버리기라도 할까..하는 노파심에
열심히 따라가다 보니 북한산의 아름다움을 느낄 겨를이 없더군요.
(땅만 쳐다보고 갔거던요~-.-)

그래..난, 내 체력에 마춰 나가자..라고 생각을 바꿨습니다.
쉽게 지쳐..도중하차할 위기라도 맞을까 하여^^
한껏~ 욕심내던 조급한 마음을 버려서 일까요?
한결 가벼운 발걸음이 되더군요.

좋은 날씨탓에..
울긋불긋 등산객의 모습은 초록의 북한산과 썩~잘 어울렸습니다.
산등성마다..봉우리마다..많은 님들이 자연에 취한 모습이었습니다.
좀 더 오르다 갖은 짧은 휴식시간.
눈앞에 펼쳐진 자연의 모습은..입안에 사르르 녹는 쵸콜렛보다
더 달콤하게 내마음에 녹아 내렸습니다.

높다란 바위가 나타나면 엉금엉금 거리기도 하고..
키낮은 소나무 숲길이 나오면 사쁜사쁜 거리기도 하고..
길 가엔 진달래가 꽃망울을 떠트릴 준비가 한창이고..
우리님들 얼굴엔 웃음꽃이 만발했습니다.
동행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전, 벌써 겹겹이 둘러쌓인 능선을다~~밟은 느낌이었습니다.

삐오삐오..하늘에서 구조 헬기가 떴네요..(에구구..조심해야쥐~)
그렇찮아도 두려움의 산행인데..
높다랗게 솟은 웅장한 바위봉우리를 탐하는 님들께 부러움의 눈길을 보내고,
전, 아쉬움을 뒤로하고 안정한 길을 택했습니다.
(꼭~약속했거든요..울 신랑과..절대로 위험한 짓(?)은 않하기로..헤헤)

바람하나가 휙~하니 불어옵니다.
시원함을 느끼기엔 아직은 이른가 봅니다.
땀을 흘린탓인지..서늘함을 느낍니다.

어느정도 올랐을까?
다른 산악회에서 시산제를 막~끝냈나 봅니다.
00산악회 시산제라는 플레카드를 보며..
내년엔 우리 '산과 메아리'도 더 많은 회원들과
멋진 시산제를 지내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림처럼 그렸습니다.

아아..
막걸리 냄새와 떡, 돼지머리가 보이니 뱃속에서 꼬르르륵~~~
문수봉을 향해 더 간 후 식사하기로 돼었었나 봅니다.

- 배고파요. 여기서 먹어요.

넓은 터(거기가 사모바위였나요?)엔 많은 분들이 점심의 위해
옹기종기 모여 있었습니다.
우리 팀도 한켠에 자리를 펴고..막걸리 한 잔씩 받아 건배하며,
오늘의 산행을 자축했습니다.
산행후의 점심은 어찌나 맛나던지 게눈감치듯 뚝딱~!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식사와 과일로 후식까지 곁들이니
세상에서 부러울 것이 없다 싶더군요.
(에고..딱~누워 5분만 자면 꿀맛일텐데..히힛)

 

 

 

예정대로 문수봉을 돌아 하산 하자는 분들..(에구구~)
전, 감히 반기를 들었습니다.
오늘 산행에도 전 무척 만족을 했거든요.
(저요~ 민폐 안 끼치려고 무쟈게 애 썼습니다)

결국, 오던길을 되돌아..승가사가 있는 구기계곡을 타고 하산길로 접었습니다.
내려오늘 길에 많은 계단으로 이루어져서 역시 쉽진 않더군요.
다리가 풀려서 더 그런가 봅니다.

졸졸졸...
맑은 계곡물엔 작은 민물고기들이 한가로이 노닐고..
이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하는데..
점점 자연파괴가 늘어가니 안타까움뿐입니다.

이렇게 두려움과 설레임으로 시작했던 산행을
기쁨과 자연에 대한 감사함으로 마쳤습니다.

산을 오를때마다..제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됩니다.
자만하지 말자..
감사하며 살자..
마음속에 한껏 담고 왔는데, 며칠이나 갈 지 모르겠습니다.-.-

동행한 분들 덕분에 아주 편하게 산행을 했습니다.
혹여 힘들어 할까봐 옆에서 친구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다음 산행에서도 멋진 모습 보여주실거죠?

아직도 산행의 달달한 후유증에 시달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