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한 산길에 반한..[남한산]

 ㅇ장 소 : 남한산(청량산)[南漢山] 606m
ㅇ일 자 : 2008.5.25(일)
ㅇ소 재 :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 서울특별시 송파구 마천동
ㅇ날 씨 : 맑음
ㅇ코스 구간별 시간 : 마천동-좌측능성-서문-수어장대-계곡길-마천동 

 

 

워낙 산행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맘 때의 숲은 다른 때와 달리 무척 매력적이다.

나무 밑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면
 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과 빼꼼히 보이는 하늘은
 내 맘을 홀딱 빼앗고도 남음이 있다.

 

 

날이 아주 좋은 오후,
초록이 그리웠다.
 신랑을 살살 꼬드겨 집에서 가까운 산에 오르기로 했다.
그리 높지 않은 곳인데도 늘 사람들로 넘쳐나는 곳이다.
 웬일인지, 오늘은 호젓하다.

 

 

남한산은 산행이라기 보다 산책이라 해야 더 어울릴만하다.
산길이 어찌 그리도 예쁜지….
많이 가파르지도 않고, 약간의 구릉도 있어 오르락내리락 하는 재미도 있고,
운이 좋으면 예쁜 꽃들과도 눈맞춤을 하니 그 얼마나 좋은가.

하얀색이 슬프다는 찔레꽃이 아직 더러 매달려 있고,
성미 급한 덩굴딸기는 붉으스레 익어가는 넘도 있었다.
때죽나무의 귀여운 꽃도 낙화를 시작하고….

 

         

 

- 어때? 오길 잘했지?
- 산에 가자고 했으면, 뭐 먹을 거라도 준비했어야지. 어쩜 달랑 물만 가져오냐.
억지로 끌려온 신랑에게 한마디 하니 두마디로 받는다.

세상에~
겨우 서너 시간 산책할 정도인데 무슨 먹을 것 타령인지 모르겠다.

쉼 없이 설렁설렁 오르다 보니 성곽이 나온다.
성곽따라 가도 좋은데, 벌써 해가 많이 기울어져서 오늘은 틀렸다.

 

 

서문 쪽으로 해서 수어장대까지 가는 길에
 쪽동백이 조롱조롱 꽃을 매달고 있다.

아휴..예쁜것!
 그 모습이, 마치 어린 여자아이들이 줄 맞춰 서 있는 것 같다.^^

 

 

 

수어장대에서 잠시 초록샤워를 하고 쉬다가
서문 좀 못 미친 곳에 쪽문이 있기에 그리로 하산길을 잡았다.
올라올 때와 달리 가파름이 만만치 않다.
그런데 아주 깊은 숲에 들어온 것 같아 얼마나 좋던지….

좁은 하산길에 앙증맞은 꽃들이 피어 있다.
하늘색과 분홍색의 색도 예쁘지만 내 손톱만 한 모양이 예뻐 쪼그리고 앉아 한참을 보니
빨리 가자고 신랑이 재촉한다.
카메라도 없어 휴대전화기로 암만 담아도 맘에 들게 담아지지도 않고..
이름을 알아보려, 몇 가닥 꺾어 생수통에 담아 내려왔다.
그래야, 다음에 만나면 인사라도 하지.^^
(집에 와서 찾아보니 '참꽃마리'란다. 어쩜 이름도 예쁘네~)

 

 

남한산은 호젓한 산길 때문에
여름산행엔 더 좋을 것 같다.
산을 오르내리는 내내,
머리 위로 높다랗게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주니 말이다.

초록이 아주 좋은 요즘,
산으로 가자.
초록샤워로 몸이 한결 가뿐해 질 터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