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산]..동행

 

처음 그녀를 본 것은

오 년 전 겨울이었다.

지인과의 약속장소에 지인과 함께 온 그녀..

첫 만남은 가벼운 눈 인사가 전부였다.

만남의 시간도 겨우 10분 남짓...

 

짧은 첫 만남에서 그녀는 참 인상적이었다.

얇은 모직 스카프를 두른 어깨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던 웨이브

펌 머릿결에서 멋쟁이란 느낌을 받았고,

깊은 속내까지 다 보여줄 듯 맑은 눈동자는 맑은 심성을 드러내고

있었다.....

 

사람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하나 보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첫 만남처럼

예상치 못한 우리의 '인연'이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몇 번 간 산행이 좋았다며

내가 산을 좋아한다는 것을 아는 그녀가

얼마 전 삼각산 동행을 요청했다.

 

산에 오르기 전,

삼각산 자락에 살면서 한 번도 오르지 않았다는 말과

태어나서 산이라곤 딱 세 번 다녀왔다는 말에,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왠걸..

같이 산행을 해 보니,

한낱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게 됐다.^^

 

 

 

초보 산행꾼은 앞 사람 발자국만 좇느라 정신이 없는데

그녀는 산세를 즐길 줄도 알고,

솔잎 위에 소담스레 얹힌 솜방망이 같은 눈에 마음을 홀딱 뺏기기도 하는

풍류를 갖고 있었다.

평소 삶을 쳐다보는 Code뿐 아니라,

산을 즐기는 Code도 딱 맞는 것 같다.

'이 다음엔 내가 '나와의 동행'을 졸라야지........^^'

 

언니, 그래 줄꺼지?

 

<그녀, 삼각산 처녀산행 기념하다...2009.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