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산]..아, 이뻐라!

 

삼각산의 '우이령'이 도대체 어떻기에

저렇게 사람들이 바글대는지 궁금해서 신청했다.

(우이령이 개방되자마자 너무도 많은 인파에 시달려 금방 훼손될까 싶어

하루 입장인원을 통제하기에 이르렀단다. 하루 전 날까지 인터넷으로 신청해야 한다.) 

 

평일이라 혼자 호젓하게 다녀와야 하나보다 했는데,

다행히 날 예뻐해 주는(^^) 언니가 동행해 준단다.^^

 

그런데 내가 자연을 볼 줄 아는 눈이 없는 탓인지..

우이령은 처음 생각만큼 만족도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아쉬움만 잔뜩 준...'산길'이었다.

 

말이 산길이지, 호젓한 오솔길도 아니고..

차량만 통제되었다 뿐이지(그나마 군용 차는 통행한단다.) 그냥 널찍한 임도에 지나지 않는 모습.

그래도 동행인이 있으니 지루한 줄은 모르겠다.(아마 혼자라면 지루할 길이다.)

올라가다 보니 석굴암 표지판이 보인다.

석굴암이라도 보고 가려 했건만 가는 날이 장날인지 군 훈련하는 날이라 통행제한이란다. 에구~ 

우이령을 넘으며 좌측으로 보이는 도봉산의 오봉 모습이 산객들의 마음을 빼앗는다.

참 늠름하게도 생겼다.^^

잠시 쉬며 커피와 과일도 먹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벌써 우이동 쪽 지원센터가 보이는 게 아닌가?

 

- 벌써 끝이네?

- 네, 벌써 끝이지요? 수고하셨어요.

아쉬워하는 우리를 지원센터 직원이 웃으며 맞아준다.

 

한 시간을 넘게 걸려(집에서 삼각산 입구까지) 갔는데..

우이령을 넘는 시간 역시 고작 1시간 남짓..ㅡ.ㅡ; 

결국, 산행이랄 것도 없는 짧은 산책만으론 산에 대한 갈증만 더할 뿐이다.

그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다시 삼각산을 올랐다.

진달래 능선을 거쳐 대동문에 올라 고구마와 떡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챙겼다.

저 옆에 앉은 산꾼이 점심으로 컵라면을 준비하는 모습이 어찌나 부럽던지..

우리도 집에 가서 컵라면을 먹자..라며 너스레를 떨었다.ㅎㅎ

 

대남문을 기점으로 하산 계획을 잡고,

성곽을 따라 오르락내리락..

뒤돌아 보니 우리가 걸어온 발자취며, 저 멀리 만경대와 백운대 그리고 인수봉의 모습이 고스란히 보인다.

언제 어느 곳에서 봐도 멋진 삼각산의 봉우리들이다.

 

예정엔 가벼운 우이령 산책을 하려 했었는데,

나의 욕심에 힘들진 않았는지 동행한 언니가 다소 걱정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다리가 약간 묵직한 느낌이었기에.

온종일 맘껏 수다를 떨 수 있게 해주고,

따뜻한 마음으로 날 보듬어 준 언니에게 고마운 마음을 보낸다.

 

언니, 내 맘 받았지? ^^*


2009. 9. 11.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