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산]..그 기분좋은 산행

 

 

ㅇ장 소 : 북한산(836.5m)
ㅇ일 자 : 2007.1.9(화)
ㅇ소 재 : 서울시, 경기도 의정부시, 고양시, 양주군
ㅇ날 씨 : 맑음
ㅇ코스 구간별 시간 :  신성매표소(11:15)-등운각-위문(12:30)-백운대(13:40)-위문-용암문-북한산 대피소(14:45)-

점심(15:38)-동장대-대동문-대성문-대남문(16:45)-구기계곡길로 하산(17:45)

 

출발전에..

멋진산이 근교에 있다는 건..축복일 지도 모른다.

삼각산(북한산) 산행이 그랬다.

내게 주어진 하룻동안의 축복...^^*

 

산행 공지를 하고..

예상은 했지만 참여율이 저조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나홀로 산행이 아니었다는 것!

 

만남..

공지한 사람이 늦었으니 얼마나 죄송하던지...

미안한 나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하려는 지..

'산이 어디 가나요? 천천히 오세요..기다릴께요'라고 메시지에 감동!

도착해 보니 상○씨와 찬○씨가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다

늦게 온 나를 반겨준다. 나무람도 없이...^^

 

 

 

산행 시작..

버스로 산성 매표소로 이동.

올 해부터는 입장료를 안 받는단다.

허미..그럴것을 삼각산 뱅뱅 둘러 철조망을 쳤단 말야?

쓸데없는 짓을 했군.

 

평일이라 그런가

주말이면 사람들로 북적이던 등산로는 한가롭기 그지없다.

눈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산자락의 모습을 보며 크게 심호흡 해 본다.

폐 속 깊이 빨려 들어가는 것은 시원한 공기가 아니라 산 그자체인 것 같아

더욱 기분이 좋다.

 

상○씨가 앞서 힘차게 등반안내를 하고..

그 뒤에 내가, 내 뒤엔 찬○씨가 씩씩한 걸음을 옮긴다.

그러고 보니 나이순이네. 하하

 

아~ 힘들다

아무리 오랫만의 산행이라도 30분이 훌쩍 지났는데

몸이 풀릴 생각을 안한다.

두분은 전혀 힘든 기색도 없다.

으휴..이거 오늘 내가 민폐끼치는거 아닌가 모르겠네~

 

거듭 쉬기를 반복하며 힘들게 오르다 보니 위문에 도착.

아흐..도저히 못가겠다 싶어 두분만 백운대 다녀오시라 했다.

난, 여기서 기다리겠노라고^^*

 

두분을 백운대로 올려보내고, 쉴 곳을 찾아보니..

눈때문에 마땅히 앉을 자리를 못찾은 나는 뻘쭘하게 서있기 민망해서

사브작대며 백운대쪽을 기웃거리기 시작한다.

 

 

백운대 가는길..

위문에서 백운대까지의 코스는

전체가 바위덩어리로 되어 있기에 참 스릴있고 내가 좋아하는 코스다.

그런데 겨울에는, 눈에 덮여있기에 결코 만만하게 보아서는 안 될 곳.

역시..오르는 사람마다 힘겹게 쇠줄에 몸을 지탱해가며 오르고 있다.

 

한참 오르다 보니 거의 정상 밑..

먼저 올라가신 두분이 내려오고 있다.

되돌아 오려니, 마져 올라오라 한다. 잠시 쉬어가자고..^^

 

백운봉에 오르니 서울이 한 눈에 보인다.

안개가 없는 날이면 인천까지 보일텐데...맑은날임에도 근거리의 서울만 보여준다.

 

 

 

생일축하!

넓은 바위에 털썩 앉아 쉬다말고,

가방에서 부시럭대며 쵸코파이를 꺼내시는 상○씨..

간식을 드시려나? 했더니 미리 생일 축하를 하잖다.

쵸코파이에 초 하나를 꼽고,

두분이 손으로 바람을 막아주며 어렵사리 불을 켜 주신다.

감사한 마음으로 소망을 빈 후..바람에 간들대는 초를 훅! 불었다.

예정에도 없던 생일축하까지 받으니 몸둘바를 모르겠다.^^

 

그렇게 좋은시간의 휴식을 하고 다시 위문으로 이동.

내려가는 길은 더 미끄러워 조심조심.

발끝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내려가는 데도, 앗! 주루룩..

아찔한 순간이었다.

나보다 두분이 더 놀랬을거다.

혹여 헬기 부를 일이 있었을지도 모르니...^^

암튼, 그 후부터는 어찌나 긴장이 되던지...맘도 몸도 잔뜩 얼어버렸다.

 

눈길

점심은 백운산장에서 사 먹으려 했는데..

오늘의 막내가 라면을 끓여 준단다.

산에서 먹는 라면은 특별한 맛이 있다.

우린 좋아라 하며..북한산대피소까지 go go~~

산성 주능선은 눈때문에 다소 미끄럽긴 해도 산길이 아기자기하니 참 좋다.

능선 왼쪽으로 만경대와 용암봉이 우뚝서서 우릴 내려다 보고 있다.

배웅이라도 해 주는 듯이...^^

 

꿀맛같은 점심

1시간가량 오니 드뎌 북한산 대피소.

두어분이 잠시 휴식을 하고 계신다.

대피소 안에서도 취사금지(범칙금 발부)라 되어있긴 한데..

배고픔을 달래야 했기에 보글보글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가져온 밥도 함께 말아 먹으니..아 이보다 더 맛난 점심이 있을까?

얼어버렸던 몸도 맘도 사르르 녹는다.

커피 한 잔을 끓여 마무리까지 달콤하게^^

 

 

성곽따라

점심과 휴식을 한시간 가량 취하고..

다시 능선을 따라 목적지인 대남문을 향해갔다.

언젠가 13성문 종주한 그 때처럼..성곽을 따라 가는 길은 눈이 소복히 덮혀 있어서

한층 운치가 있어 발걸음을 즐겁게 한다.

 

마주오는 분께 부탁하여 조촐한 단체사진도 찍고,

뉘엿뉘엿 지는 해를 마주하여 동장대를 배경으로 우리들의 실루엣도 잡아본다.

 

뽀드득 뽀드득..

눈길을 밟으며 동장대에 이르니 지나온 성곽이 쭈~욱 눈에 들어온다.

다시 길을 떠나 성곽따라 오르락 내리락..

아이젠을 차면 오르막 눈길엔 덜 힘들겠지만,

내려가는 계단에선 좁은 돌계단에 위험할까

하여 그냥 가니..돌계단에 지친 다리가 호소를 한다.

하룻밤 자고나면 꽤나 아프겠네..흐미!

 

하산

드디어 대남문에 도착했다.

시간을 보니 16:45..서쪽 하늘엔 짧은 겨울해가 많이 귀울어 있다.

10분간의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서둘러 하산을 해야했다.

산속에선 금방 어두워 지니까...

 

구기계곡길을 빠른 걸음으로 빠져나갔다.

다행이 하산길은 낮엔 해가 잘 들었는지..

눈이 많이 녹아 한결 수월한 하산길이었다.

구기매표소를 빠져나오며 시간을 보니 17:45..시간적으로 아주 양호한 산행이었다.

 

동행하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비롯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헉헉 대며 비실대는 저를 끝까지 버리지 않고 델꼬 다니시느라

엄청 수고많으셨어요. 아마 복받으실 거에요. 디따 많이..^^*

 

다음 산행에서 또 뵙길 바라며..덕분에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