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너, 참 멋지다!

 

 

ㅇ장 소 : 도봉산(739.5m)

ㅇ일 자 : 2008.9.27(토)

ㅇ소 재 : 서울시 도봉구, 경기 양주군, 의정부시

ㅇ날 씨 : 맑음

ㅇ코스 구간별 시간 :도봉매표소-녹아원-은석암-다락능선-포대능선-자운봉--신선대

-마당바위-성도원-도봉계곡길-도봉매표소

 

날이 아주 좋다.

청명하다는 단어가 딱 어울린 만한 그런 날씨였다.

최적의 조건이니, 오늘 산행은 보나 마나 최고의 산행이리라….^^

도봉산은 언제 가도 사람들로 바글댄다.

최대한 사람이 덜 붐비는 코스를 택해 오르기로 했다.

- 은석암 코스가 여기로 가는 길 맞나요?

- 네, 그런데 그쪽은 바위가 많아 험해서 위험할 텐데요….

지나가는 여자분께 물어보니, 나를 쭈~욱 훑어보더니 걱정스러운 듯 대답을 한다.

나 원 참, 내가 그리 허술하게 비리비리해 보였나?

 

 

    

 

다락능선에 올라서니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온다.

눈앞에는 선인봉, 만장봉 그리고 자운봉을 품은 도봉산이 위엄을 떨치고 있다.

눈으로 본 만큼 멋지게 나오진 않지만, 감탄을 연발하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오르락내리락..

꿈틀거리는 듯한 힘찬 도봉산의 능선은 관악산, 북한산과 더불어 나를 충분히 매료시킬 만하다.

아아….

도봉산, 너 참 멋지구나!

 

 

 

지난번 산행에선 오고가는 사람이 서로 부딪혀 지체가 되었었는데,

이번 산행에선 주말엔 포대능선은 일방통행(사패산 쪽에서 우이암 방향으로)을 실시함> 덕분에

비교적 수월하게 많은 지체없이 넘을 수 있었다.

바위길을 따라 오르내리는 능선은 다소 위험하긴 해도, 언제와도 제일 멋진 구간이 아닌가 싶다.

거의 정상이 가까이 왔나 보다.

조망하기 좋은 바위에 서서 서울을 내려다보니, 내 옆에선 수줍은 구절초가 방글대고 있다.

 

<신선대에서 내려오는 길에 만난, '산부추'>

 

대구지역에서 단체로 도봉산을 찾은 산꾼들 덕에 신선대는 발 디딜 틈 없이 바글바글….
슬쩍 옆길로 올라갔다 내려오며 보니 바위 한 쪽에 다소곳하게 산부추가 꽃을 피우고 있다.
아유…. 기특한 것!

 

 

 

 

 

처음엔 도봉 주능선을 지나 보문능선으로 하산하려 했었는데,

그러다 보면 시간이 너무 걸릴 것 같아 바로 하산키로 했다.

신선대를 빠져나오자마자 내리꽂는 듯한 비탈의 내리막길.

사람들이 제일 많이 오르내리는 길인가 보다. 사람들의 행렬이 끊임없다.

일행이 들머리 매표소에서 빌려온 시집을 돌려가며(나를 제외한 일행 두 명이) 시를 읊고 감상을 주고받는다.

산행 때엔 그저 나무 이야기나 풀, 들꽃 이야기가 전부인 줄 알았는데,

시를 낭송하고, 서로 감상을 주고받는 것은 새로운 체험이었으며, 아주 좋은 추억이 되었다.

 

 

     

<'며느리밥풀꽃'과 바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그렇게 서두름 없이 하산하다 보니 드디어 도봉산 계곡이 나온다.

가물어 물이 많진 않지만, 몇몇 등산객은 탁족을 하며 쉬는 모습도 보인다.

지루한 계곡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니, 큰 바위 옆으로 어린 소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 어휴, 세상에…. 틈도 없어 보이는데, 어찌 여기에 뿌리를 내렸니..?

살아보려고 애쓰는 그 모습이 안쓰럽다.

그렇게 천천히 내려오다 보니 들머리였던 도봉매표소가 보이고,

청명한 날씨만큼이나 좋았던 산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