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하듯 오른 불암산..

 

산 친구인 현○씨에게서 연락이 왔다.

약속 릴레이 배낭을 예정보다 미리 받았다며 넘넘 좋다고..

사진으로 볼 때보다 훨씬 폼이 난다며 '해도지-약속배낭의 예명'에 대해 자랑 질이다.

내 그 기분 충분히 알기에 다 들어주기로 했다.^^

 

그리곤, '품앗이 산행'의 약속을 했다.

(품앗이 산행이 뭐냐고?

지난번 내 약속 릴레이 미션때 사진도 찍어주고,

산행 들러리 해 준 것을 갚으려는 산행이다.)

 

오늘은 좀 서둘러야 한다.

왜냐?

저녁엔 불꽃놀이 축제에 사진 찍으러(불꽃사진은 처음이다) 갈 심산이므로.

그래서 워낙 강화에 있는 마니산에 가기로 했었는데, 산행지를 급변경하게 되었다.

 

'삐수니표 불수사도북'을 하기로 했다는 이야기에,

그 첫 번째로 오늘은 '불'을 시행하기로 하자 하고는 불암산 입구에서 만나기로 했다. 

서둘러 약속장소로 가는데, 같이 가기로 한 다른 친구가 늦잠을 잤단다.

에구구~~우째. 현○씨에게 좀 늦으니 느즈막히 나오라 하니, 오늘은 다 용서해 준다나 뭐라나..ㅎㅎ

 

 

    

 

    

 

 

예정시간보다 훨씬 넘어서야 산행을 시작한다.

나를 비롯한 함께하는 내 산 친구들은 산행을 운동의 의미보다 즐거운 사람들과의 소풍쯤으로 여긴다.

그래서 만나면 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고, 나무며 꽃이며 왜 그리 참견할 것은 그리도 많은지 모르겠다.

물론 그 모든 행위는 우리의 마음에 비타민을 마구 섭취하는 것과 같다.

 

사부작사부작..여유를 한껏 부리며 재잘재잘….

오늘도 동네 뒷산 같은 산길은 서두르려는 마음을 자꾸 붙잡아 맨다.

그러다 보니 이건 산행이 아니라, 산책이다.

거참, 요즘은 자꾸 산행이 산책으로 바뀌나 몰라~^^*

 

 

     

 

    

 

 

오늘은 쥔공인 그녀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맘껏 사진을 찍어줬다.

사진을 찍으면서도 이걸 다 어찌 걸러내나…, 후 작업이 살짝 걱정되긴 한다.^^;

 

- 에이~ 그렇게 굳음 어떡해. 안되지. 좀 웃어봐봐..

- 이렇게? (씨~익)

- 좋아, 좋아. 그렇지. 그럼 간다~~

- 오늘은 옷이 영~아니다. 배낭에 색을 맞춰 왔어야지.

- 알았어. 내가 새 옷 하나 산다, 사! ㅎㅎ 

 

누가 보면 전문 사진사가 전문 모델을 데리고 산에와서 화보 찍나 했을 것이다.ㅎㅎ

 

오늘은 하늘도 한 모습을 한다.

몽실몽실한 예쁜 흰 구름을 옆구리에 끼고 맑은 얼굴로 나도 찍어줘~하며 내려다보고 있다. 

정상에는 태극기가 바람 때문에 줄에 걸려 모양 빠진 모습으로 펄럭이지도 못하고 있다.

그래도 정상이니 인증샷 한 장 날려줘야겠지?

 

 

     

 

 

그녀의 사진만 한 장 찍어주고, 바로 하산.

사진이 너무 멋지게 나왔다며, 점심을 산단다.

 

- 점심 전에 막걸리 반 잔만 사줘~~

 

세 명이 각각 반 잔씩 마시고도 취해서 하산길은 취중 하산이 되었다. ㅎㅎ

 

 

 

 

하늘도 멋지고.

그보다 더 멋진 친구들을 함께 한 나는 참 행복한 사람임이 틀림없다.

이렇게 행복한 하루를 내게 선사한 내 산 친구들에게 감사를 한다.